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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들

김치냉장고 청소하다 본 하늘은 맑았습니다.

썩은 수박이 들어있는 김치냉장고를 지금 치우는게 자명한가? 자명!



썩은 수박물이 끈적하게 흘러있는 김치통을 들어내고,

김치 냉장고 바닥에까지 녹아내린 정체불명의 액체를 허리 숙여 닦아내고 일어나다

김치 냉장고 위에 달린 벽장에 뒤통수를 몇번 부딛히고,

욕이 나오는 상황을 들이쉬고 내쉬고 모른다 하고.



옆 칸을 열어보니 냉장고 벽에 잔뜩 낀 얼음에,

녹은지(묵은지라고 하기에도 과하게, 한 3년 넘어 보이는 묵은 김치가 녹아서 흐물흐물)가 세통.

전원을 끄고 벽면 얼음이 좀 녹을 때 까지 기다려서,

얼음 털어내고, 김치통 꺼내어 음식물쓰레기 분리해 버리고,

김치통까지 깨끗이 씻어서 마무리.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들어오는 길에 본 하늘은 어찌 그리 파랗고 예쁘던지요.

손에선 묵은 김치 냄새가 펄펄 났지만 참 행복했습니다.



이제 하느님을 믿을라구요.

일반적이지 않은 아내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남편을 맺어준 하늘이 아니었으면,

저희 뉴스에 나왔을겁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어린 자매 구출, 쓰레기만 5톤 머 이런 제목으로...)



역시 조금 무리였는지 허리가 뻐근하네요. 찜질하고 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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